언어장애

1. 경증 조음장애

 우리는 발음이 나쁜 사람들을 대할 때 그들의 혀가 짧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말을 하는 데에 있어 혀의 길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혀는 말을 할 때에 어차피 입안에서만 움직이게 되어있으므로 앞니의 안쪽 벽까지만 닿을 수 있는 혀라면 그 길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혀끝을 조금이라도 앞니의 바깥에 내 놓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음을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발음이 부정확한 사람에게 왜 발음을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면 이런 식으로 대답합니다. “나는 몰라요. 내 발음이 다른 사람 발음하고 어떻게 다른지.” 청각검사에서 “들려요”를 “든녀요”로 발음하던 고등학생에게 검사가 끝난 후 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네 발음이 나쁘나는 것을 아니?” 

  그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몬나요.” 

  청각이 정상이라면 자기 발음이 나쁘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잘못된 청각으로 말을 배웠기 때문에 부정확한 발음을 하는 것이고 계속 청각이 잘못되어 있으므로 발음을 고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중증 조음장애

 언어 치료실이나 조기교실에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어린이들이 외계인의 말 혹은 신비한 방언을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그 어린이들이 그렇게 말을 하는 것도 잘못된 청각(청각왜곡) 때문입니다.

  오른쪽 귀는 좌뇌로, 왼쪽 귀는 우뇌로 소리를 전달합니다. 그런데 언어세포는 좌뇌에만 있으므로 오른쪽 귀로 들은 소리는 즉시 언어세포로 전달되지만 왼쪽 귀로 들은 소리는 일단 우뇌를 거쳐 언어세포로 이동되며 이 과정에서 0.1초 정도의 시간이 지체되게 됩니다. 

만약 왼쪽 귀는 자음을, 오른쪽 귀는 모음을 잘 듣는 청각을 지닌 어린이라면 NO를 ON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나온 N이 우뇌를 거쳐 좌뇌의 언어세포에 전달되는 동안 나중에 나온 O가 먼저 언어세포에 도착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음의 순서가 바뀌어 BOOK이 OOBK로, “자동차”가 “아즈오드아츠”로 들리는 어린이라면 아무도 그 어린이의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3. 말더듬

 말을 더듬는 원인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심리적 원인

 부정확한 발음, 자신감 결여 등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심적 부담을 느낌으로서 말을 더듬게 됨. 

2) 공명현상

 자기 목소리가 자기에게 메아리침으로 인해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할 수 없게 됨. 

 심리적 원인에 의한 말더듬은 청각과 상관이 없고 고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체 말더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공명에 의한 말더듬”은 잘못된 청각에 의한 것입니다. 

  뇌를 하나의 공(sphere)으로 생각한다면 크게 좌반구(left hemisphere)와 우반구(right hemisphere)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 목소리는 우반구에서 울려서 대각선에 있는 좌뇌의 언어세포로 즉각 전달됩니다. 그러나 자기 목소리가 좌반구에서 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자기가 한 말이 일단 우뇌를 거쳐 좌뇌의 언어세포로 전달되므로 자기 말이 0.1초 정도 후에 자기에게 들리게 됩니다. 이것을 공명현상 혹은 메아리현상이라고 하며 당사자는 메아리치는 자기 말소리로 인해 다음 말을 이어가지 못해 말을 더듬게 되는 것입니다.